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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 그라시아_주일설교 중에서 김덕종 202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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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onginch.com/bbs/bbsView/38/6163853

구원을 선물이라고 할 때 이 말을 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크 데리다라는 철학자가 있습니다.

이 철학자가 <주어진 시간>이라는 책에서 선물에 관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선물은 주는 쪽에게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측면 모두에서 선물로 드러나지도, 선물로 의미되지도 않아야만 한다.”

 

쉽게 말하면 선물을 주는 사람은 자신이 선물을 주었다는 사실을 망각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요즈음 결혼식이 많습니다.

결혼식에 가서 축의금을 합니다.

일종의 선물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축의금을 합니까?

물론 정말 축하하는 마음으로 합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내가 이번에 이렇게 해야 다음번에 저쪽에서도 할텐데라는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나라 결혼식 축의금은 선물이라기보다는 상부상조하는 두레와 같은 성격입니다.

데리다는 이러면 선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바라고 선물을 준다면 그건 선물이 아니라 대가를 바라는 뇌물입니다.

데리다가 말하는 선물은 무엇입니까?

불가능한 교환입니다. 불가능한 교환.

내가 주었지만 조금도 돌려받을 수 없는 것이 선물입니다.

사실 인간 사이에서는 이런 관계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구원을 선물도 주셨다고 할 때는 이 선물은 완벽한 의미에서 불가능한 교환입니다.

하나님이 어떻게 구원을 선물로 주셨습니까?

십자가입니다.

당신의 하나 뿐인 아들을 비참하게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했습니다.

하나님이 아들을 이렇게 죽이면서 우리에게 뭔가 대가를 바라셨습니까?

다른 사람에게 뭔가 대가를 얻기 위해 아들을 죽이는 부모는 없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물입니다.

물론 구원받은 이후 우리가 하나님께 무언가를 할 수는 있습니다.
구원의 은혜에 감격해서 일종의 대가지불처럼 무언가 할 수 있습니다.
예배 잘 드리고, 교회 열심히 섬기고, 전도에 힘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대가지불입니까?

우리의 것을 무언가 하나님께 드리는 겁니까?

우리는 피조물입니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십니다.

어차피 다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하나님이 주인이십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하더라도 그건 단지 주인의 것을 가지고 생색내는 거지요.

내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당신의 것을 가지고 생색내는 우리를 보고 기뻐하십니다.

이것 또한 은혜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선물은 불가능한 교환입니다.

도저히 갚을 길 없는, 말 그대로 정말 선물입니다.

우리는 바로 이 선물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이 자리에 있습니다.

세상의 원리가 아닙니다.

오직 은혜의 원리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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